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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특근(After Hours, 1985)



스콜세지의 최고 시절 작품은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꼭 봐야할 블랙 코미디 20 이라는 게시물을 보고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결과는 의외의 수확을 거둔 기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100% 내 취향인 영화를 만나게 되다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르인 블랙 코미디...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오지만 절대 웃을 상황은 아닌

예상을 뒤엎는 상황이 하나둘씩 늘어날때마다 나는 점점 이 영화에 빠져들었다


정확히 그 첫 부근은 지하철씬이었던것 같은데 밤에는 요금을 더 내야한다며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직원, 몇센트가 모자라 직원에게 제지당하고 넘어서 들어가려 하자 아주 어이없게도 어디서 나타난지 모르겠는 경찰이 주인공을 막는다 마치 되는 일 하나도 없는 인생을 다루는 코엔영화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바텐더를 만나고 그의 집에 열쇠를 가지러 갔을때 집은 아주 쓸데없이 기묘하고 이상한 분위기를 풍긴다

여기서는 린치 영화도 생각났다. 스콜세지도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게 이상한 사람들을 연이어 만난 후 정말로 되는일이 없다 느껴졌을때

주인공은 쫓기던중 우연히 건너편 건물에 살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이제 저것도 내가 한 짓이라 하겠군!"


이 얼마나 센스넘치는 대사인가


주인공이 석고상이 되었을땐 정말로 무서워졌다

그렇게 끝나버렸으면 아마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의미심장한 클래식과 함께 주인공이 회사로 돌아가 자리에 앉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영화는 각자 해석하기 나름인 것이지만 보고난 후 이 모든것은 꿈이었다는 글을 봤다

매일 똑같이 살아가는 사회인들이 지겨워서 차라리 이런 악몽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의도였단다

격하게 공감한다 영화 속 인물의 삶은 대부분 다사다난 하지만 지겨운 일상만 탈출할 수 있다면

저런 삶도 나쁘지 않을거야 생각해본적이 한두번이 아닌걸


뭐가 됐든 원래 스콜세지의 코미디의 왕, 굿펠라스를 가장 좋아했는데

지금은 망설이지않고 바로 특근을 최고작이라 할 것 같다.


가끔 삶이 힘들때 생각날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그런 영화중 하나가 되었으면



 

 

사운드 트랙도 찾아보니 아주 매력적이다

난 다 똑같은곡 돌려쓰는줄 알았는데 곡 제목이 9PM, Midnight, 3AM, 6AM 이라니

비슷한 음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바꿔서 썻더라

 

코엔 데뷔작인 블러드 심플을 연상케하는 심상찮은 배경음악과

오프닝, 엔딩에 나오는 클래식의 이질적인 조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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